님, 한주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바쁜 성수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 편지를 쓰는게 의무감 보다는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보여드릴 것들이 많은데 손이 딸려서 늘 어려움이 있네요.
지난주에는 레터에서 말씀드린대로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곧 있을 두개의 매장오픈을 앞두고 정신무장(?)이랄까. 각오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였고 결국 이렇게 매장을 내는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 에첼 매장 오픈을 내년 3월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삭스타즈 서촌의 오픈을 2월로 앞당겼습니다. (삭스타즈 공간이 월세가 훨씬 더... 비싸서)
에첼은 연기 되었지만 마침 좋은 건물이 나와서 삭스타즈가 차지하게 되었고, 오픈 시기도 어느정도는 결정되었으니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이렇게 큰 매장을 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수십번 시뮬레이션 했던 것이라 하나하나 구현해나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봄이 오기전에 꼭 초대를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맘때쯤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서랍을 열어 수면양말을 꺼낸다. 더운 계절 동안 잊고 있었던 반가운 수면양말들은 형형색색의 색깔과 다양한 두께로 서랍 속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매일 다른 색으로 내 발을 물들이며 나에게 잠을 종용하는 수면양말을 보고 있으면 오동통해서 의외로 귀엽기도 하다. 부모님이 어린 나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를 들려주시면서 바라보신 내 모습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살며시 들어오고 조용히 사라지는 ‘Nighty Night’의 선율처럼 수면양말을 신은 나는 살며시 따뜻함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조용히 잠이 든다. 귓속으로 들어오는 소리처럼 포근하게 그리고 꿈을 꾸기 시작한 내 머릿속의 이야기들처럼 달콤하게, Nighty Night.
*양말가게의 주파수 코너는 작곡가와 함께 매달 주제를 정해 음악 컨텐츠를 만드는 코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