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엄청 더워졌네요. 밤에는 그래도 조금 괜찮은데, 낮에는 에어컨 없이는 힘든 시기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겨울이 성수기인 양말장수들은 이때쯤이면 으례 불안해지기 마련이지만 열네번째 여름을 맞다보니 올해는 크게 흔들림 없이 여름을 반기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하거든요...)
날씨는 더워졌지만, 지난주에 SS시즌오프에 들어가면서 아직도 약간은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2024년 하반기에 앞서 여러업체들과의 미팅이 있기도 했구요. 올해는 제작을 원하시는 이슈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양말 제조업계는 요즘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발 테무와 알리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10개 묶음 상품등으로 매출을 잡아오던 업체들과 공장들이 매일같이 폐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아직 큰 타격은 없지만 대비는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4월 서촌점을 오픈하고 기뻤지만 한동안은 목표를 잃어버려서 잠시 방황하기도 했는데요. 요즘은 새로운 목표들이 생겨서 그 어느때보다 신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어느정도 가시화되면 여러분들께도 공개 하겠습니다.
고민만 하던 삭스타즈 라디오의 첫편을 업로드 하기도 했습니다. 삭스타즈 라디오는 게스트 분들을 매달 1-2분씩 모셔서 일하는 이야기와 삶의 태도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는 롱폼 라디오 컨텐츠입니다. 삭스타즈 사이트의 RADIO 코너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에는 "요즘사: 요즘것들의 사생활"이라는 유튜브에 출연을 위해 요즘사를 방문하여 녹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형 채널은 아니지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 많고, 작년에 롱폼 형식으로 바뀌면서 팟캐스트로도 들을 수 있어서 저도 본격적으로 자주 보기 시작하는 채널인데 갑자기 출연 제의를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올해들어 살이 많이 붙어서 출연제의를 받고 급히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쭤보시는 내용에 나름대로는 열심히 답을 한다고 했는데, 대단하신 분들이 게스트로 많이 나오는 채널이라 제가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녹화를 할 때보다 막상 하고 오니까 편집이 어떻게 될 지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ㅎㅎㅎ 업로드는 6월 3-4주차 쯤이라고 하네요.업로드 되면 인스타그램에서도 소식을 알릴 예정이니 시간이 허락하시는 분들은 한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촌점에 새로 설치한 사이니지
서촌점에 2층이 있는지 모르고 나가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사이니지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위와 같은 형태로 해봤는데, 마음에 쏙 드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사인을 달고 나서 부터는 자연스럽게 2층으로 이동하시는 것 같네요.
이제 고작 두달이지만 서촌점도 단골이 생기고 있는데요. 매니져들에게 전적으로 접객을 맡기고 있지만 어느정도의 가이드는 필요할 듯 하여 가이드를 작성 중에 있습니다. 장사의 꽃은 멋진 브랜딩도, 인테리어도 아니고 접객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의 한줄한줄 정성들여서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추가로 알려드릴 소식은 5py와 청담점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원래 에첼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기획을 시작했던 5py는 서촌점이 생겨버리는 바람에 컨셉을 바꿔 스몰브랜드를 위한 대관공간으로 운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제가 대관을 본업으로 해본적이 없다보니 원활하게 운영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동안 해당 장소에서 팝업을 진행했던 스몰브랜드 중 하나가 인수를 제안해주셔서 좋은 조건으로 인계해드리기로 했습니다. 현재까지 잡혀있는 예약 (7월초)까지만 운영되고 이후에는 타 회사의 쇼룸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청담점도 함께 정리를 하고 서촌점에만 집중할까 고민을 해보다가 리뉴얼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장마가 끝나는 8월부터 공사에 들어가는데요. 건물이 많이 오래되어 바닥, 천정, 방수등 인프라 공사를 해야하는 김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컨셉을 정하고 인테리어 공사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모습의 청담점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한 몇주만인데도 이슈들이 넘치네요. 아직 캐쥬얼한 이야기만 오가는 중이라 공개할 수 없는 이슈들까지 포함하면 아주 뭐가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무더워지는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더워지기 시작하면 깨끗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게 좋다고 합니다.
그럼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성태민 드림
P.S 삭스레터에 답장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진심으로 감동을 받기도 하고,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본 메일 주소로 답장을 주시면 저는 즉시 모두 확인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은 물건 이야기
발끝까지 나
양말의 자리는 언제나 서랍장 한 칸이었다.
독립하기 전, 가족들과 한 지붕 아래 살았을 때부터 그랬다. 4인분의 양말을 계절 구분 없이 한 칸 안에 모조리 넣어 보관했다. 터지기 일보 직전인 서랍장을 추억하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열 때마다 한 짝이 뒤로 넘어가 서랍이 제대로 안 닫히거나, 찾는 양말이 다른 식구의 양말에 깔려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면 마구 안을 헤집어놓아 엉망이 되곤 했다. 그 혼돈 속에서 엄마 양말을 내가, 집에서 제일 발이 큰 남동생 양말을 엄마가 신을 때도 있었다.
대가족이 아니었음에도, 우리 집 사람들에겐 ‘정리’가 뭔지 ‘자기 몫’이 뭔지 따지는 행위는 어리석고 무용한 일이 되곤 했다. 그래서 스무 살이 되어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살이용 ‘나만의 짐’이 생기고부터 ‘정리정돈’과 어색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배운 적 없는데 무슨 수로 깔끔하게 산단 말인가?) 대학 기숙사, 쪽방, 하숙집, 월세방, 전세방을 전전하며 짐 더미를 짊어지고 사는 동안, 내가 좋아서 산 것 혹은 나였기 때문에 지닌 것들에 깔려 압사할 것 같았다. 뒹구는 것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나인 것이 혐오스러울 지경이었다. 양말은 주인의 고난을 함께하며 서랍장 한 칸은커녕 가방 포장지였던 싸구려 파우치 안에서 연명해야 했다. 가련하게도.
여전히 시골 중에서도 정말 시골 같은 웅천 외할머니 댁에는 옛날 풍경이 그대로 멈춰있다. 조금 달라진 점이라곤 밤중에 손전등을 들고 슬리퍼를 찾아 나설 일 없게 집 안에 화장실이 생겼고 이제는 외할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것뿐.
여름 한낮의 그곳엔 시원한 물에 동동 띄워 놓은 참외가 있었고 이열치열이라며 직접 반죽을 치대고 밀어 만든 뜨거운 칼국수에 뚝뚝 떨어지는 땀이 있었고 잠들기 전 옥수수를 잔뜩 먹으면서 듣는 무서운 이야기에 이불장 속에서 귀신이 나올 것만 같아 사촌 언니 옆에 딱 붙어 잠들던 공포와 안도가 함께 있었다.
6월이 되고 외할머니의 기일이 다가오면 살이 들러붙는 습한 대청마루에서 이게 시원한 건지 아닌 건지 도통 헷갈리던 선풍기 바람을 쐬며 배불리 먹던 음식들과 눈부신 햇볕이 떠오른다. 한가득 담긴 노르스름한 초여름의 맛.
늘 지금처럼 살고 싶은 사람 브랜드 디자이너 나하나 최근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다양한 플랫폼에서 정보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브랜딩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나하나님을 모셔서 업에 대한 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들을 나눠보려고 합니다.